대통령이 방문하자 ‘대파 875원의 마술’이 펼쳐졌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22년 3월10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이런 말을 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해 국민들께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좋은 말이다. “기자간담회를 자주 갖겠다”라고도 했다. 이것도 좋은 말이다. 대통령실 청사에서 난데없이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다가 직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뮤직비디오’ 같은 소통 방식에 이르긴 했지만. 처음에는 저런 말을 했다.그때 공언한 대로 물가 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과일·채소 값을 하루아침에 잡기는 32년 만의 과일값 폭등, 원인도 있고 대안도 있다 이오성 기자 퀴즈부터 하나 풀어보자.농산물의 가격 파동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①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② 가격이 떨어져도 수요량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③ 생육기간이 길어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④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경제교육 시스템 ‘경제배움e’에 나오는 문제다. 정답은 ①번이다.흔히 농산물을 두고 가격탄력성이 낮은 재화라고 말한다. 농산물 값이 오르든 내리든 수요가 일정하다는 뜻이다. 흉년으로 배춧값이 아무리 올라도 마트에 갈 때마다 두려운 당신에게 [기자의 추천 책] 이오성 기자 기후위기에 관한 기사를 쓸 때마다 벽을 느낀다. 사람들은 둔감하다. 한파가 몰아쳐도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그때뿐이다. 올겨울 체감온도 영하 50℃를 기록한 미국의 한파, 몇 해 전 한반도 면적과 비슷한 땅을 불태운 오스트레일리아의 산불도 남의 나라 이야기다.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는 알아도, 이 나라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굶주렸다는 이야기는 접하기 어렵다.먹거리 이야기라면 어떨까. 시장과 마트에 갈 때마다 실체적 공포를 느낀다. 사과 한 알에 4000원, 쪽파 한 단에 1만원이다. 배춧값이 치솟으면서 김장을 포기한 집이 한둘이 더보기